호남 댐 백지화 6건, 진짜 “진보 정부 탓”일까? 숫자로 직접 까봤습니다

요즘 뉴스 댓글창 보면 진짜 살벌하더라고요. "호남 댐 다 진보 정부가 백지화했다"는 기사 하나 뜨니까 순식간에 정치 공방으로 번지는 거 보고, 저도 궁금해졌습니다. 이거 진짜 숫자로 따지면 어떻게 나오는 걸까.

그래서 원자료부터 다시 찾아봤어요. 기사 제목만 보고 판단하면 절반만 아는 거더라고요.

전국 37건 중 6건, 이 숫자가 뜻하는 건

기후에너지환경부가 국민의힘 김위상 의원실에 낸 자료를 보면, 현 정부 출범 전까지 역대 정부가 추진하다 엎은 댐 건설 계획이 전국에 총 37건입니다.

이걸 정부별로 쪼개보면 이렇습니다.

  • 노무현·문재인 정부: 28건 (75.7%)
  • 이재명 정부: 6건 (16.2%)
  • 나머지: 3건

숫자만 놓고 보면 "진보 정부가 댐을 많이 접었다"는 말 자체는 틀린 말이 아니에요. 근데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게 있습니다. 호남권 댐 6건은 전부 노무현·문재인 정부에서 백지화됐다는 부분이에요. 이재명 정부 몫 6건이랑 호남권 6건이 겹치는 게 아니라 완전히 다른 얘기라는 거죠. 기사 제목만 훑으면 여기서 헷갈리기 딱 좋습니다.

댐 건설 백지화 통계를 보여주는 인포그래픽 스타일 그래프
연도별 통계로 살펴보는 댐 건설 백지화 추이

그런데 왜 하필 지금 이 얘기가 나왔을까

솔직히 저는 이 타이밍이 더 흥미로웠어요. 갑자기 왜 2026년 여름에 20년 전 댐 백지화 얘기가 튀어나왔을까요.

답은 간단합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호남권에 800조 원 규모 반도체 클러스터를 짓기로 하면서 물 문제가 발등의 불이 됐거든요. 반도체 팹은 그냥 물이 아니라 미네랄이랑 이물질을 거의 다 뺀 ‘초순수’가 필요한데, 이 물량이 하루 65만t 안팎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백지화된 호남권 댐 6건의 공급 예정량을 합치면 하루 69만t. 어라, 딱 이 반도체 클러스터가 필요로 하는 물량이랑 거의 맞아떨어지는 거예요. 그러니까 "그때 댐 안 지었으면 지금 물 부족 걱정도 없었을 텐데"라는 프레임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거죠.

근데 이게 인과관계인지, 그냥 숫자가 우연히 비슷한 건지는 따로 봐야 할 문제예요. 20년 전에 반도체 클러스터가 이 자리에 들어설 걸 예측하고 댐을 지었어야 한다는 논리는, 지금 와서 보면 좀 억지스럽기도 하고요.

정부는 "보로 때우면 된다"는데, 정말 될까

물 부족 우려가 나오니까 영산강 승촌보·죽산보를 공업용수로 활용하자는 얘기도 계속 나오고 있어요. 근데 기후에너지환경부 입장은 명확합니다. 보는 저수 시설이 아니라 하천 수위 유지 시설이라는 거예요. 조희송 물관리정책실장이 여러 차례 이 부분을 못 박았더라고요. 보를 댐처럼 물탱크 취급하면 안 된다는 거죠.

그래서 요즘 계절관리제에 맞춰 승촌보·죽산보 수문을 오히려 추가로 개방하고 있어요. 녹조 때문에요. 물을 가둬서 산업용수로 쓰자는 여론이랑, 녹조 막으려고 물을 흘려보내야 한다는 현실이 정면으로 부딪히는 셈이죠. 저는 이 대목이 사실 이번 논쟁에서 제일 핵심이라고 생각해요. 댐을 누가 백지화했느냐보다, 지금 당장 물을 어디서 어떻게 끌어올 거냐가 더 급한 문제니까요.

영산강 승촌보 수문이 개방된 실제 현장 사진
수문을 열어 강물을 방류하고 있는 보의 모습

그럼 지금 물 대책은 있는 건가

반도체 클러스터 물 문제, 손 놓고 있는 건 아니더라고요.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이 직접 수자원공사를 찾아 현장 점검을 했고, 수자원공사 쪽은 광역상수도를 통해 하루 65만㎥ 추가 공급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냈습니다. 전남·북 26개 시군, 국가산단 3곳에 물을 대는 기존 인프라를 활용하겠다는 거죠.

가뭄 대비 댐 저수량 확보나 주요 시설 점검도 차질 없이 진행 중이라고 하고요.

문제는 이게 진짜 딱 맞아떨어지느냐는 거예요. 물은 있다 쳐도:

  1. 초순수로 정제하는 별도 처리 인프라를 새로 지어야 하고
  2. 무안 군공항 이전 문제까지 얽혀서 부지·송전망 문제가 복잡하게 꼬여 있고
  3. 환경영향평가 기간을 단축하라는 지시까지 나온 상황이라 절차적 우려도 있고요

물량 숫자 하나로 "문제없다"고 하기엔 변수가 너무 많아 보여요.

결국 이게 진보냐 보수냐의 문제일까

저는 이 기사를 읽으면서 좀 다른 생각이 들었어요. 댐 하나 짓고 안 짓고를 특정 정부 탓으로 몰아가는 게 얼마나 의미가 있나 싶더라고요.

댐 건설이 백지화된 이유는 지역마다 다 다릅니다. 주민 반대, 환경영향평가 결과, 수몰지역 보상 문제, 경제성 재검토… 20년 전 결정을 지금 반도체 클러스터 물 수요랑 단순 비교하는 건, 사실 좀 편의적인 해석 아닐까요.

그리고 지금 정부가 "환경영향평가 기간을 최대한 단축하라"고 밀어붙이는 것도 마냥 좋게만 볼 일은 아니에요. 균형발전이라는 목표는 좋지만, 그 속도전이 나중에 또 다른 갈등의 씨앗이 될 수도 있으니까요.

여러분은 어떻게 보세요? 댐 백지화, 정말 특정 정부의 정책 실패였다고 보시나요, 아니면 그때그때 상황에 맞는 판단이었다고 보시나요. 댓글로 의견 나눠주시면 저도 다음 글 쓸 때 참고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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