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실적발표 D-2, 64조 전망치 앞에서 제가 계산기 두드려본 이유

솔직히 이번 주는 반도체 투자자라면 잠이 좀 설칠 만한 한 주 아닐까요. 저만 해도 어제 저녁에 밥 먹다 말고 폰으로 컨센서스 숫자 검색해본 게 벌써 세 번째예요.

29일이면 이제 이틀 남았습니다. SK하이닉스 2분기 실적 발표일이요. 시장에서 나오는 전망치가 영업이익 64조원이라는데, 이 숫자가 얼마나 큰 건지 감이 잘 안 오시는 분들 많으실 거예요. 저도 처음 봤을 때 "어… 큰 건 알겠는데 얼마나 큰 거지" 싶었거든요. 그래서 오늘은 이 숫자를 좀 더 와닿게 뜯어보려고 합니다.

64조원, 감이 안 오면 삼성전자랑 나란히 놓고 보세요

앞서 이달 초에 삼성전자가 먼저 잠정실적을 발표했잖아요. DS, 그러니까 반도체 부문에서 영업이익 89조 4천억 원을 찍었습니다. 이것도 사실 어마어마한 숫자인데, 문제는 이게 삼성전자 ‘전체’가 아니라 반도체 사업부 하나만의 숫자라는 거예요.

그런데 SK하이닉스는 회사 전체가 사실상 반도체 하나로 먹고사는 회사잖아요. 그런 회사가 컨센서스로 64조원이 나온다는 건, 저는 이걸 보고 좀 소름이 돋았습니다. 두 회사 숫자를 나란히 놓고 보면 이런 그림이 나와요.

  • 삼성전자 DS부문: 약 89.4조원 (반도체 사업부만)
  • SK하이닉스 전망치: 약 64조원 (회사 전체)

단순 비교가 위험하다는 건 저도 알아요. 삼성은 파운드리, 시스템반도체까지 다 섞인 숫자고 SK하이닉스는 메모리 중심이니까요. 그래도 두 회사를 같이 놓고 보면 지금 메모리 업황이 사람들 생각보다 훨씬 뜨겁다는 게 체감이 되더라고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반도체 실적 비교 인포그래픽
삼성전자 vs SK하이닉스, 숫자로 비교해봤습니다

왜 갑자기 다들 반도체, 반도체 하는 걸까

요즘 뉴스 보면 온통 이 얘기뿐이죠. 엔비디아를 비롯한 글로벌 빅테크들이 SK하이닉스랑 대규모 장기 공급 계약을 잇달아 맺고 있다는 소식들이요.

저는 이 부분이 진짜 핵심이라고 봐요. AI 투자가 실제로 메모리 반도체 주문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증거니까요. 말로만 "AI 시대다"가 아니라 실제 계약서에 도장이 찍히고 있다는 거죠.

그래서 증권가에서는 이번 주 실적 발표가 단순히 숫자 하나 확인하는 자리가 아니라고들 해요. 최근 시장에 슬금슬금 퍼지던 ‘메모리 업황 피크아웃’ 우려를 잠재울 수 있느냐를 가늠하는 시험대라는 거죠. 저도 주변 투자하는 지인들이랑 얘기해보면 반반이에요. "이미 다 오를 만큼 올랐다" vs "아니 이제 시작이다". 이번 발표 하나로 이 논쟁이 어느 정도 정리될 것 같긴 합니다.

하필 이번 주에 다 몰려있는 이유

타이밍도 좀 얄궂어요. 미국 빅테크들 실적 발표에, FOMC 결과 발표까지 굵직한 이벤트들이 이번 주에 한꺼번에 몰려있거든요.

지난주 코스피가 하루에 5% 넘게 빠지는 날도 있었던 거 기억하실 거예요. 저도 그날 계좌 보면서 손이 떨렸는데, 이게 다 이번 주 이벤트들을 앞두고 시장이 미리 몸을 사린 결과라는 분석이 많더라고요.

그런데 재밌는 건, 이런 변동성 속에서도 외국인들이 반도체 대형주는 계속 사들이고 있다는 점이에요. 하루 팔았다가도 마지막 날엔 다시 순매수로 돌아서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거든요. 완전히 등 돌린 게 아니라 단기 차익실현 정도로 보는 시각이 많은 이유가 여기 있는 것 같아요.

코스피 변동성과 외국인 반도체주 순매수 흐름 그래프
실적 전망치를 두고 계산기를 두드리며 변동성 그래프를 짚어보는 순간

숫자 하나로 다 설명 안 되는 것들도 있죠

물론 실적 숫자만 보고 다 판단할 순 없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SK와 두산 사이에 7개월째 표류 중인 SK실트론 매각 건도 이번 주 이사회에서 결론이 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는데, 이런 건 실적표엔 안 잡히지만 SK 반도체 밸류체인 전체 그림을 볼 때는 참고할 만한 이슈예요.

기술 쪽에서도 눈여겨볼 만한 소식이 있었는데, 국내 연구진이 150도라는 비교적 낮은 온도에서도 차세대 반도체를 정밀하게 쌓아 올리는 기술을 발표했다는 뉴스도 봤어요. 당장 실적에 영향을 주는 건 아니지만, 이런 기초 기술 진보들이 결국 몇 년 뒤 원가 경쟁력으로 돌아온다는 걸 생각하면 그냥 지나치긴 아까운 소식이더라고요.

결국 29일에 확인해야 할 세 가지

정리하자면 저는 이번 발표에서 이 세 가지를 유심히 볼 생각이에요.

  1. 64조원 컨센서스를 실제로 넘기는지, 못 미치는지 — 시장 눈높이 자체가 이미 상당히 높아져 있는 상태라 컨센 부합만으로는 부족하다는 반응이 나올 수도 있어요.
  2. 하반기 가이던스에서 AI 수요 관련 언급 톤 — 피크아웃 논쟁을 잠재울 수 있는 발언이 나오는지가 관건이죠.
  3. 삼성전자 DS부문과의 이익률 격차가 좁혀지는지 — 이게 좁혀진다면 SK하이닉스 쪽 밸류에이션 재평가 얘기가 나올 가능성이 커요.

솔직히 저도 이 결과 나오기 전까지는 마음 편히 못 잘 것 같아요. 여러분은 64조원이라는 숫자, 높다고 보시나요 아니면 이미 시장이 다 반영해버린 숫자라고 보시나요? 댓글로 여러분 생각도 한번 들어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