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실트론 매각, 31일 이사회가 진짜 분수령이라는데 (백지화 vs 재평가, 주가는?)

어제 저녁에 밥 먹다 말고 폰 들여다보면서 "어 이거 뭐지" 했어요. SK실트론 매각 건, 이번 주 이사회에서 진짜 결론 난다는 얘기.

솔직히 저는 이 딜을 거의 반쯤 잊고 있었거든요. 작년 말부터 나온 얘기인데 7개월째 표류 중이었잖아요. 근데 하필 지금, 반도체 슈퍼사이클 얘기가 다시 나오는 시점에 결론이 난다니까 타이밍이 묘하다 싶더라고요.

왜 하필 지금 결론 낸다는 거야

처음 이 매각 얘기 나왔을 때는 SK그룹이 현금 필요해서 알짜 자산 파는구나, 이 정도로만 생각했어요. 근데 자료 찾아보니 그게 다가 아니더라고요.

SK실트론이 반도체 웨이퍼 회사인데, 요즘 AI발 반도체 수요가 폭발하면서 웨이퍼 업체들 몸값이 완전히 달라졌어요. 대만 글로벌웨이퍼스 주가가 올해 들어 200% 넘게 뛰었고, 일본 신에쓰화학공업도 40% 이상 올랐다고 하더라고요. 이 정도면 작년 말 책정했던 매각가가 지금 봐도 맞는 가격인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죠.

그러니까 이사회에서 나올 카드는 크게 두 개예요.

  • 백지화: 매각 접고 SK실트론을 계속 들고 간다
  • 재평가: 지금 시장 상황에 맞춰 몸값 다시 매겨서 매각을 이어간다
반도체 웨이퍼 생산라인, 클린룸 이미지
클린룸에서 웨이퍼 품질을 검사하는 반도체 공정 작업자

백지화되면 진짜 좋은 걸까

저는 처음엔 "당연히 백지화가 호재 아니야?" 싶었어요. 좋은 자산 안 팔고 계속 갖고 있는 거니까요.

근데 생각보다 반론도 만만치 않더라고요. 뚜렷한 이유 없이 매각을 뒤집으면 시장에서 "이 그룹 의사결정 신뢰도가 이 정도밖에 안 되나" 하는 시선이 생길 수 있다는 거예요. 게다가 SK그룹이 지금 AI 사업 확장한다고 곳곳에 돈을 쏟아붓고 있잖아요. SK하이닉스 투자, SK텔레콤 AIDC(AI데이터센터) 사업까지. 자금 확보 필요성이 여전히 살아있는 상황에서 매각이라는 카드 하나를 그냥 접어버리는 게 맞나, 하는 의문이 남는 거죠.

반대로 재평가 쪽으로 가면 어떨까요. 지금 웨이퍼 업체들 밸류에이션이 워낙 올라와 있으니까, SK실트론도 더 좋은 값 받고 팔 여지가 생기는 거예요. 파는 쪽 입장에선 오히려 이게 더 반가운 시나리오일 수도 있어요.

시나리오별로 어디를 봐야 하나

저는 이럴 때 그냥 뉴스만 읽고 끝내지 않고, 관련 종목들을 하나씩 대입해보는 편이에요. 안 그러면 나중에 "그때 이럴 줄 알았는데" 하고 후회하더라고요.

1. 백지화 시나리오

SK㈜ 입장에선 단기적으로 자금 조달 계획에 차질이 생기는 셈이니 시장이 살짝 실망할 수 있어요. 다만 알짜 자산을 계속 보유한다는 점에서 중장기로는 나쁘지 않다는 시각도 있고요. SK하이닉스야 직접 영향권은 아니지만, 그룹 전체 재무 여력에 대한 우려가 잠깐 스칠 수는 있겠죠.

이 시나리오에서 진짜 눈여겨봐야 할 건 오히려 글로벌웨이퍼스, 신에쓰화학 쪽이에요. SK실트론이 시장에 안 나오면 웨이퍼 공급 과점 구도가 유지되는 거니까, 경쟁사 입장에선 오히려 나쁠 게 없거든요.

2. 재평가(매각 지속) 시나리오

이쪽은 SK㈜에 유동성 확보라는 명확한 재료가 생기니 단기 주가엔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요. 특히 그 자금이 AI·반도체 관련 투자로 이어진다는 스토리가 붙으면 시장이 좋아하는 그림이 만들어지죠.

증권사 트레이딩 화면, 주가 차트가 오르내리는 모습
31일 이사회를 앞두고 출렁이는 SK실트론 관련주 주가 흐름

반도체 업황이 배경으로 깔려 있다는 걸 잊으면 안 돼요

이 이슈, 사실 SK실트론 하나만 떼어놓고 보면 안 된다고 저는 생각해요. 요즘 AI 서밋에서 삼성전자랑 브로드컴이 대규모 MOU 맺었다는 소식도 나오고, SK하이닉스도 그 여파로 며칠 새 상승세를 탔잖아요. 증권가에서도 코스피 밸류에이션이 여전히 매력적이다, 반도체 업종이 반등을 이끌 거다 이런 분석들이 이어지고 있고요.

그런데 동시에 이런 얘기도 있어요. WSJ가 SK하이닉스 ADR 프리미엄을 두고 "AI 투자 과열 신호일 수 있다"고 짚었더라고요. TSMC도 비슷한 패턴을 보인다면서요. 저는 이 대목에서 살짝 긴장하게 되더라고요. 반도체주가 다 같이 오를 때는 신나지만, 프리미엄이 꺼질 때는 다 같이 빠질 수도 있다는 거니까요.

그러니까 SK실트론 이사회 결과 하나만 보고 판단하기보다는,

  1. 반도체 업황 자체가 지금 얼마나 뜨거운 상태인지
  2. 그 열기가 실제 실적으로 확인되고 있는지
  3. 그룹 차원의 자금 조달 스토리가 어디로 흘러가는지

이 세 가지를 같이 놓고 봐야 흐름이 좀 더 명확해지는 것 같아요.

저는 이렇게 지켜볼 생각이에요

솔직히 말하면 저도 이사회 전에 확답을 내릴 순 없어요. 다만 개인적으로는 재평가 쪽에 무게가 조금 더 실리지 않을까 싶긴 해요. 자금 필요성이라는 명분이 워낙 뚜렷하고, 백지화했을 때의 "왜 뒤집었냐"는 리스크가 SK 입장에서도 부담스러울 것 같거든요.

그렇다고 백지화 가능성을 아예 배제하는 것도 성급하겠죠. 웨이퍼 업체 밸류에이션이 이렇게까지 오른 상황에서 굳이 지금 싼값에 넘길 이유가 없다는 논리도 충분히 설득력 있으니까요.

31일 결론 나면 SK㈜, SK하이닉스 쪽 흐름이랑 글로벌웨이퍼스·신에쓰화학 쪽 반응을 같이 비교해보려고 해요. 여러분은 어느 쪽 시나리오에 더 무게를 두고 계신가요? 댓글로 의견 남겨주시면 저도 참고해서 다음 글 써볼게요.